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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노 워킹화 LD40V

작년 초에 처음 사서 애용했던 브룩스의 어딕션 워커.
지난 가을에 다시 꺼내 신기 시작했는데 어느날 그 모양새를 본 친구가 "야 그거 할아버지들 신는 신발 아냐?" 하는 바람에 좀더 용기를 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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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어딕션 워커 2

얼마전 같이 사무실에서 일하시는 분의 족저근막염 고생담을 듣고나서 '족저근막염(plantar fasciitis)에 좋은 워킹화' 같은 걸 검색해 보았다. 그러다 보니 나를 괴롭히는 '아킬레스건염(achilles ten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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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나 미즈노 같은 일본 브랜드에 보면 굳이 '워킹화'라는 카테고리가 따로 있다. 자세히 보다 보면 사실 뭐 러닝화나 워킹화나 기술적인 스펙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고 왠지 달리기엔 엄두를 못내는 중장년층 이상을 노린 듯 한데, '비즈니스 상황에 대응'이라는 명목 아래 구두 비슷한 가죽 디자인이 많고 끈을 묶는 대신 지퍼를 이용한 패스너로 일체감을 주는 방식 등이 그러하다.

그래서 비슷한 스펙이라면 디자인도 멋지고 젊은 분위기의 러닝화 쪽으로 알아보게 되는데다 또 국내엔 워킹화 카테고리는 수입도 하지 않는 실정이라 거의 관심 밖이었지만 아주 조그마한 관심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었다. 위에 말한 '용기'는 바로 그 워킹화를 겪어보려는 용기이자 굳이 직구를 통해 아저씨 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사겠다는 용기인 것이다.

아마존 재팬을 통해 미즈노 워킹화 LD40V (블랙) 를 구입했다.
기본적으로 LD40 모델이고 V 는 천연가죽을 사용한 표준 모델. 여기에 SW 가 붙으면 와이드 버전, a가 붙으면 고어텍스 버전이고 소위 레자라고 불리는 합성피혁을 사용한 저가형 LD40 SL 도 있다.

이전에 몇 개 구입했던 미즈노의 레트로 스니커들은 발볼이 좁은 편이라 반업해서 285로 가곤 했는데 현행 모델들은 기본적으로 넓게 나오는 데다 LD40 은 디폴트가 3E 라 280 정사이즈로 구매. 사이즈 보다는 길이가 조금 긴 편인 듯 하고 전반적으로 알맞게 잘 맞는다. 특히 옆면에 달린 지퍼를 채움으로써 마치 끈을 타이트하게 묶었을 때와 같은 일체감을 추구할 수 있다. 지퍼를 풀면 편하게 집 앞 편의점 가는 느낌의 느슨함.

 

해남 땅끝마을에서


마침 2월초부터 2주간의 남도 여행을 계획했던 터라 '40km 보행을 상정한 설계'라는 이 신발을 신고 가 보기로 했다.
도심, 비포장, 국립공원 등 2주간 총 80km 를 걸었고 조금은 인정하기 싫다는 느낌이지만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편하고 좋았다. 보통 미즈노 러닝화를 이야기 할 때 '힐드롭(뒷굽과 앞부분의 높이 차이)이 커서 힐 스트라이커에게 적합하다'는 평이 많은데 걸을 때 뒤꿈치를 많이 이용하고 또 아킬레스 건염을 겪은 바 있는 나에겐 그래서 더더욱 좋았다.

미즈노를 대표하는 웨이브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고, 그것이 처음 적용된 웨이브라이더 1 과도 일맥상통하는 느낌. 웨이브라이더 1은 90년대 레트로 모델이라 아마도 현행의 웨이브라이더 25와는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리라 예상된다.

아저씨 디자인인데 너무 맘에 드는 부분이 좀 마음에 안들긴 하지만 평소 메인으로 신기에 너무나도 기분 좋고 편한 신발이다. 그래서 더더욱 비슷한 기능의 멋진 디자인을 가진 스니커를 찾아보고 싶어진다. 미즈노 웨이브라이더 최근 모델이나 아식스의 것들을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