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버켄스탁 블루 풋베드

30대까지는 걷는 걸 즐기지도 않았고 신발에 큰 관심도 없었기에 당연히 인솔(insole, 깔창) 같은 건 굳이 분리해 보거나 따로 넣어보거나 한 적도 없다. 40대가 되어 2013년말 얼어붙은 계단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입은 오른발목 부상이 만성 비슷하게 된 이후로 오히려 더 많이 걷게 되었다. 다친 부위가 운전할 때 액셀을 많이 조작할수록 쉬이 피곤해져서 운전을 좀 피하고자 한 것도 있지만 나이 들어서 걸어다니는 재미에 눈을 뜬 이유도 컸다. 오른 발목 바깥쪽 복숭아뼈 바로 아래 부분의 염증은 그 이후로도 2년 정도에 한번씩 이유없이 도지곤 했는데 2017년초 도쿄 여행 직전에도 도졌었다. 급히 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해 복용하면서 60~70% 회복된 상태에서 여행을 떠나게 되었지만 첫 하루이틀은 역시 조금 불편했다. 그랬기에 마침 오다이바의 쇼핑몰에서 버켄스탁(Birkenstock) 매장을 구경하다가 직원이 적극적으로 홍보하던 '블루 풋베드(blue footbed)'에 솔깃하여 결국 그 자리에서 구입하게 되었다.

 

이렇게 생긴 한 쌍으로, 대충 발의 뒤쪽 절반 정도를 지지해 준다.

기존 버켄스탁 샌들의 힐컵과 비슷한 모양에 기본적으로는 코르크 소재(EVA 폼이 섞여있다는 듯)이지만 발이 닿는 부분은 실크 비슷한 소재로 마감되어 있다. 그대로 신발 안에 넣어주기만 하면 되는 심플한 구조.

 

찾아보니 요즘엔 해외 온라인에서도 많이 팔고 있지만 당시엔 주로 일본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던 제품이었다. 5밀리 단위의 사이즈에 노멀/내로우/와이드 등 너무 다채로워서 선택이 힘든 옵션이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던 일본 직원이 친절하게 발사이즈를 직접 측정하여 추천해 주었다. 확실친 않지만 심리적인 효과까지 더해 장착후 걷기가 다소 수월해진 느낌을 받았고 4박 5일간의 여행을 잘 마칠 수 있었다. 특히 설명에 보면 '족저근막염 환자에게 좋다'는 내용이 있는데 뭔가 예방차원에서도 든든한 기분.

 

그렇게 구입하여 가끔씩 쓰다가 넣어두었던 걸 오늘 다시 꺼내게 되었다.

지난 설연휴 설겆이를 하다가 허리가 살짝 삐끗한 관계로 왼쪽 다리까지 조금 불편해진 상황에서 문득 떠오른 게 이 풋베드였던 것이다. 이게 그저 뒤꿈치를 올려줘서 편한 건지 홍보문구에 나오는 것처럼 '250년 역사의 노하우로 모래사장에 맨발로 서있는 느낌을 살린 인체공학적 설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도 일단은 다소 편한 느낌으로 집을 나설 수 있었다.

 

이런 구조이다. 아래쪽의 돌출된 문양 때문에 기존 인솔에 자국이 남아서 이런 부분에 신경이 쓰이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아마도 풋베드를 고정하는 데 필요한 부분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