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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 카키필드 메커니컬

손목 시계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으며 살아왔는데, 특히 90년대초 삐삐에서 휴대폰으로 이어지는 휴대용 통신기에는 기본적으로 시계 기능이 있기에 성인이 된 이후엔 더더욱 그러했다. 학생 시절 차던 카시오나 세이코 전자시계, 그리고 유럽 배낭여행을 갔다가 샀던 스와치 정도가 다였을 정도.

 

약 10여년전 쯤 직장생활 관련하여 손목시계가 필요하겠다 싶어 카시오 전자시계를 다시 꺼내어 차긴 했는데 뭔가 이 나이면 좀더 멋진 게 있어도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리저리 검색을 해 봤지만 기본 지식 없이 뛰어들기엔 가격대와 브랜드가 너무나도 광범위했다. 아니 이 많은 브랜드에 각각 수십 여개의 모델들이 있는데 이게 다 팔리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까지 들 정도였으니. 그러면서 '지금의 내 상황과 비슷한 경우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 '처음 일이백만원대의 수입 기타를 사려는 세미 초보 긴타 연주자의 마음'과 비슷할 것 같았다. 보통 그런 경우, '좋아하는 해외 기타리스트와 같은 모델 또는 그 사람의 시그네처를 사라'고 하곤 한다. 그런데 시계의 경우엔 내가 좋아하는 해외 록스타나 셀러브리티들은 다 수천만원 짜리 아닌가... 생각하던 중에 찾은 게 바로 해밀턴의 해리슨 포드 모델이었다.

 

지금 다시 봐도 멋있네.

 

미국의 시계회사 해밀턴 Hamilton 과 영화배우 해리슨 포드 Harrison Ford, 그리고 비영리 환경단체인 컨서베이션 인터내셔널 Conservation International 이 협업 비슷하게 출시한 3종 세트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빨리 구할 수 있었던 카키 애비에이션 컨서베이션 Khaki Aviation: Conservation GMT 로 바로 구입. 인생 히어로 중의 한 분인 인디아나 존스 당신께서 광고에 나와주신 것이니 기분 좋게 한 반 년 차고 다니다 보니 불편한 점이 몇 가지 있었다. 먼저, 42mm 사이즈가 너무 큰데 이 시계는 무겁기까지 했다. 그래서 뭔가 큰 덩어리를 손목에 올려놓은 후 끈으로 고정하고 다니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오토매틱 방식도 불편했다. 팔을 그닥 많이 움직이거나 흔들지 않으니 풀어놓고 자고 일어나면 멈춰 있기 일쑤. 영화에 보면 오토매틱 감아주는 부잣집 자동 거치대 같은 게 이래서 필요하구나 느끼게 되었다. 어쨌든 그래도 원래 다 그러려니 하고 몇 년 차다가 중간에 지샥도 한 번 시도해 봤는데 너무 편한 한편 '역시 바늘이 좋다'는 결론에 도달.

 

보통 그런 모든 불편함을 한 번에 해결해 주는 그 무언가는 잘 없게 마련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그 수많은 브랜드와 수많은 모델 중에 없어도 이상한 것. 익숙한 해밀턴에서 그 답을 찾았다. 바로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카키필드 메커니컬 Khaki Field Mechanical . 기본형에 38mm 로 작고 가벼울 뿐 아니라 직접 손으로 태엽을 감아주는 메커니컬 방식이라 매우 마음에 들었다. 같은 카키필드 모델 안에서도 사이즈나 컬러, 무브먼트 등의 옵션이 다양하고 나온 연도에 따라 다이얼의 숫자 형태가 좀 다르기도 한데다 다이얼의 색상이나 바디 재질에 따라서도 가격대가 나뉘기도 해서 처음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으나 다행히 딱 좋은 '하나'를 고르기는 어렵지 않았다.

 

https://youtu.be/-sxblpdjrVo

바로 딱 이 모델.

한 번 '딱 좋은 무언가'를 찾고 난 이후론 전혀 다른 생각 없이 잘 쓰고 있다. (해리슨 포드는 이베이를 통해 떠나 보냈다. 뭐, 알든 인디 부츠 정도 있으면 성의는 보인 셈이니...)

휴대폰도 있는데 내가 시계를 하루에 몇 번이라도 보긴 하나 싶기도 하지만 어쩌다 시계 차는 걸 잊고 나온 날엔 '아무것도 없는 손목을 바라보는 횟수'가 제법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제 손목시계는 내 삶에 꼭 필요한 것이구나 생각하며 또 다시 소비를 합리화 해 본다.

 

그렇게 2~3년을 매일 같이 차다 보니 기본으로 나오는 국방색 나토 스트랩이 너무 낡고 더러워진 관계로 최근 서비스 센터에서 메탈 스트랩으로 교체해 보았다. 나름 새롭고 좋은 기분인 한편 '역시 카키필드는 나토 스트랩'이라는 진리도 한층 가슴 깊이 느껴진다. 몇 년 지나면 다시 나토로 갈아야지 생각하며 해밀턴 웹사이트를 보니 가죽도 있고 색상도 여러가지에... 그냥 보지 않기로 한다.

 

메탈 스트랩의 최근 모습.

 

해밀턴 사이트에 보니 '여름 모험용 아웃도어 시계'라는 내용의 광고가 있는데 내용이 웃겨서 링크.

아니 저런 용도라면 어떤 시계든 상관 없는 거 아닌가.

https://www.hamiltonwatch.com/ko-kr/outdoor-watches-2019#

 

여름 모험을 위한 아웃도어 시계 | Hamilton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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