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멀티
연초에서 아이코스로 갈아탄지도 어느덧 3년이 훌쩍 넘었다.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게 2017년 6월이라고 하니 나는 17년 하반기에 처음 구입했을 거다.

그 때 구입했던 모델이 2.4 플러스.
사진 오른쪽의 네이비 색으로 구입했고 얼마후 아이코스를 처음 추천했던 지인이 흰색을 선물해 줘서 아직까지 그 둘을 번갈아 가며 사용해 왔다. 그림의 큰 케이스는 '포켓용 충전기'라는 명칭으로 충전을 위한 일종의 휴대용 배터리라고 보면 되고 그 안에 본체라고 할 수 있는 '홀더'를 넣어 충전하는 식이다.
물 청소를 해서 고장이 났다든가 내부청소를 너무 세게 해서 열을 가하는 블레이드가 부러진다든가 하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나답지 않게 곱게 써서 그런지 아직까지도 저 두 개를 사용중이다. 물론 저 홀더는 수명이 있어서 두어번 교체를 했지만 그 외엔 별다른 문제 없이 사용해 왔다.
그러던 오늘 처음으로 아이코스를 놓고 출근을 해 버렸다.
언젠가는 이런 일이 있으리라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그게 오늘일 줄이야. 그래도 3년 넘도록 꼬박꼬박 챙겼다는 게 대견하다는 마음이 크다. 해마다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는 걸 보며 혹시나 '피치 못할 상황에서 갑자기 하나를 구입해야 한다면 뭘 사야 할까' 생각하는 재미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일체형으로 나온 '아이코스 멀티'로 내정해 놓았었고 그래서 오늘 편의점에서 멀티를 구입했다. 편의점 아주머니가 '홈페이지에서 할인코드를 받아오라'며 친절하게 설명해 줘서 기분이 좋았는데 구입 직후 통화한 지인이 '나한테 말했으면 만 원 더 싸게 살 수 있는 쿠폰을 보내줬을텐데'라고 해서 좋았던 기분이 딱 그만큼 날아갔다.

이것이 멀티.
내부에 큰 배터리가 둘어있는 일체형이라 휴대가 간편하다. 기존 2.4 플러스의 '휴대용 충전기'는 완충시 홀더를 열댓번 충전할 수 있는데 멀티는 10회 정도 연무가 가능하다고 한다. 연무 회수가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건 '언젠간 끊을 수 있을까'라는 건데, 연초를 피울 때는 할 수 없었던 '이러다 끊으면 끊는 거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 사실 오늘 귀가 때까지 참아도 그만인 건데 뭐가 그리 급해서 새 걸 사려 하는지 편의점까지 걸어가는 길에도 생각했다. 이럴 때를 대비해 왔기에 생각해 두었던 대책을 실현하는 즐거움일까, 연초를 피울 때의 '당장 손에 없으면 조급해지는' 그 마음이 남아있는 것일까, 사실 마음만 그렇지 연초 때와 다름없는 금단증상인 걸까.
어쨌든 현재로썬 아이코스 하루 5~6가치로 만족이다. 조금씩 줄여갈 수 있다면 더 좋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