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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BOX-40

기타 이펙트 페달의 대명사 보스(Boss)는 지난 40년간 오버드라이브나 퍼즈 같은 심플한 회로에서부터 피치시프터나 루프샘플러 같은 복잡한 디지털 회로까지 항상 똑같은 크기와 모양의 케이스 안에 담아내 온 ‘기타 페달의 대명사’ 같은 브랜드이다. MXR 이나 아이바네즈 같은 전통의 라이벌 업체에서부터 90년대 이후 등장하기 시작한 각종 부티크/핸드메이드 브랜드의 난립 속에서도 '기타페달' 하면 그려지는 기본 모양새는 언제나 보스, 그 중에서도 오버드라이브나 디스토션 페달이기 마련이다.


보스의 역사 속에서 첫 컴팩트 페달의 등장은 1977년. 오버드라이브 OD-1, 페이저 PH-1, 그리고 심플한 EQ 기능의 스펙트럼 SP-1 등 이 세 종류의 발매와 함께 시작되었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2017년, 기념비 적인 3형제를 박스에 담아 BOX-40이라는 이름으로 재발매했다고 한다. 페달에 관심이 많은 연주자나 콜렉터라면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콜렉션으로, 심지어 메이드인재팬에 핸드와이어링, 그리고 실버스크류가 대표적인 외관까지 완벽히 재현했다. 소리도 물론 좋을테고 궁금하기도 하지만 굳이 저 박스에서 꺼내어 연결하거나 발로 밟고싶진 않을 것 같다.


얼마전 보스는 솔라사운드(Sola Sound)와의 협업으로 제플린 시절의 지미페이지가 사용했다고 알려졌으나 구하기는 힘들었던 60년대 톤벤더 (Tone Bender) MKII 를 보스 페달 케이스에 담아 발매한 바 있다. 싸고 구하기 쉬운 기존의 보스 이미지에 반하는, '좋은 부품으로 부품으로 오리지널리티를 살린 3,000개 한정' 마케팅이라 개인적으로는 조금 흥이 식었지만 그래도 궁금은 하다. 물론 좋겠지...

BOX-40도 1,500 세트 한정에 천불에 육박하는 가격이라 그냥 사진으로만 구경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언제나 초심으로, 기본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생각나는 페달인 보스가 요즘 패션계를 중심으로 한창 유행하고 있는, 한정생산과 협업으로 대표되는 소위 '감성 마케팅'에 눈을 떴다는 점이 반가운 한편 씁쓸하기도 하다.

결론은... 주위에서 누가 사면 구경만 해 봐도 좋겠다는 거! :)